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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08-28 15:22
사고력 인증시험 TOCT가 궁금해요
 글쓴이 : 관리자
 

출처: 조인스 사회면 2009.07.01 바로가기


한국의 입시 제도는 매년 숨바꼭질이다. 정부는 사교육이 따라올 수 없는 전형안을 내놓기 위해 고심하고, 사교육은 발 빠르게 이에 대응하려 한다. 최근 대입에서의 입학사정관제 확산이나 ‘사교육비 경감 대책’에 따른 특목고 입시 개선 논란도 같은 맥락이다. 이런 가운데 주목받고 있는 것이 CT(Critical Thinking, 비판적 사고)다. 단기간 학습만으로는 점수를 얻기 힘든 영역인 창의력·분석력·논리력·문제 해결력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 바로 ‘비판적 사고’이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사고력 향상에 나선 교사들 “모든 사람은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권리가 있습니다.” 용화여고 1학년 도덕 수업시간. 학생들이 6명씩 한 조가 돼 스스로 정한 주제를 놓고 찬반 토론을 벌인다. 주제는 ‘적극적 안락사는 허용되어야 한다’. 이만석 교사는 “일방적으로 교과 내용을 전달하던 주입식 수업에서 학생들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수업으로 바꾸기 위해 고민했다”며 “상대편 주장을 경청하고 논리적으로 반박해야 하는 CEDA(Cross Examination Dbate Association, 입론·교차조사·반박으로 전개되는 토론) 방식의 수업으로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토론 수업을 거쳐 고3이 된 아이들은 요즘 이 교사에게 “대입 면접 준비에 큰 도움이 된다”며 고마움을 표시한다.

이 교사 외에도 토론·논술 교육에 관심을 갖고 실제 교실 수업에 적용하는 교사가 늘고 있다. 150여 명의 현직 교사들이 활동 중인 서울 중등 독서토론논술교육연구회 사무국장 신홍규(한양대부속고) 교사는 “요즘 학생들은 특정 주제를 놓고 이야기를 길게 이어가지 못하는 등 ‘지구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신 교사는 “그러나 최근 구술면접·논술 등 대입 전형과 토론 대회의 확산 등으로 인해 비판적·논리적 사고력의 중요성에 대한 학생·학부모의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능 모의고사, 사고력 문제에 학생들 당혹 지난달 4일 고3 학생들이 치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대입 수능 모의고사는 ‘어려웠다’는 평이 많았다. 안재원(안산 동산고3)군은 “언어·수리 영역에서 평소 접해보지 못했던 유형의 문제들이 나와 조금 당황스러웠다”며 “단순한 지식 암기로 풀거나 지문에서 답을 찾아내는 일차원적 문제가 아닌 추론·분석 등 사고력을 요하는 문제들이어서 시간이 지체됐다”고 말했다.

사교육업체들이 분석한 채점 결과를 통해서도 오답률이 높은 문항들의 특징을 살펴볼 수 있다. 언어 영역은 지문의 내용을 바탕으로 새로운 정보를 구성하거나 주어진 보기에 적용하는 문제를 많이 틀렸다. 수리 영역 역시 여러 개념을 결합해 복합적인 사고력을 요구하는 문제들이 많이 출제됐다. 유웨이중앙교육 이만기 평가이사는 “비판적 사고를 필요로 하는 문제에 적응하지 못한 학생들은 6월 모의고사를 어렵게 느꼈을 것”이라며 “실제 수능에서도 이와 같은 문제들이 계속해서 출제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 대학 진학에도 비판적 사고 필요 해외 명문대학 진학을 꿈꾸는 국내 고교생들에게도 비판적 사고력은 가장 큰 숙제다. 미국의 대학수학능력시험에 해당하는 SAT 시험과 영국의 대입 학력고사 격인 A레벨 시험에는 ‘비판적 읽기’ ‘비판적 사고력’이라는 과목이 존재한다. 아직 주입식 수업에 익숙한 학생들은 이 부분에서 주로 애를 먹는다. 성균관대 원만희 교수는 “미국에서는 1980년 대 이후 교육 전반의 가장 중요한 목표를 ‘비판적 사고력의 증진’에 두고 커리큘럼을 개발해 왔다”며 “쓰기·말하기 등 의사소통 능력을 강조하며 묻고 대답하는 토의식 수업에 익숙한 미국 학생들에 비해 한국 학생들은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원 교수는 또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들에서는 비판적 사고력을 키우는 활동이 교양 및 전공과목 등 전 교과 과정에 녹아들어 있다”며 “MIT(매사추세츠 공과대학)에서도 이공계 학생의 철학적 사고와 의사소통 능력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교육·평가 시스템 미비 학계 관계자들은 국내에서도 비판적 사고 및 철학 교육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오래전부터 있어 왔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를 위한 학회 등 조직화된 연구기관이나 본격적인 움직임은 아직 없는 상황이다. 대입 수능시험을 비롯해 LEET(법학적성시험), MEET·DEET(의·치의학교육입문검사), 행정고시 등 여러 시험에서는 비판적 사고를 측정한다. 그러나 아직 일부 평가 영역에 머물고 있다. 비판적 사고를 따로 측정하는 국내 시험으로는 이달 18일 처음 실시되는 TOCT(Test Of Critical Thinking, 사고력 인증시험)가 유일하다. 외고 재학생 자녀를 둔 나길하(41·송파구 오금동)씨는 “최근 확산되고 있는 입학사정관제에서는 평소의 사고력과 잠재력을 평가한다고 들었는데 영어인증점수 외에 무엇을 준비시켜야 할지 고민”이라며 “수시모집에서의 논술 비중도 커 그동안 해온 독서 활동을 토대로 앞으로도 사고력 훈련을 꾸준히 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원 교수는 “비판적 사고는 별개의 특별한 능력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논리적 사고를 기본으로 현실 상황 속에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능력을 뜻한다”고 설명하며 “관련 정보들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반성적 사고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숙고(熟考)’라는 표현이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은혜 기자, 일러스트=강일구

Q&A로 알아보는 TOCT

오는 18일 고교생과 일반 성인을 대상으로 제1회 TOCT(Test Of Critical Thinking) 시험이 열린다. 해외 유학 경험이 있는 학생들은 현지 교과과정에서 많이 접해본 개념이지만 국내파 학생들은 생소하다는 반응이다. Q&A를 통해 시험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봤다.

Q: TOCT의 실시 배경은.

A: 토익·토플점수 등 어학능력시험은 언어 능력만을 보여준다. 하지만 글로벌 시대에 꼭 필요한 덕목인 비판적 사고력에 대한 기준은 아직 한국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이를 보완하고자 TOCT를 준비하게 됐다.

Q: TOCT가 평가하는 비판적 사고란 무엇인가.

A: 어떤 현상이나 주장을 단편적·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포괄적·능동적으로 구성, 더 나은 해석과 대안을 창조하는 능력이다. 문제해결 및 의사소통 능력에 기반한 협력적·종합적 사고를 아우르는 개념이다.

Q: 테스트나 직무적성검사와 다른 점은.

A: IQ 테스트는 선천적 두뇌 능력을 평가한다. 그러나 TOCT는 당면한 문제를 이해·분석하고 추론하는 사고능력에 대한 평가다. 단순 문제풀이 ‘기술’이나 사고의 ‘양’이 아닌 사고의 ‘질’을 의미한다. 학습과 훈련을 통해 향상시킬 수 있는 부분이다. 직무적성검사도 사고 기술을 평가하는 내용이 일부 포함돼 있지만 비판적 사고력과 통찰력을 종합적으로 측정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Q: 어떤 유형의 문제들이 출제되나.

A: 총 110분 동안 60문항을 풀게 된다. ‘포괄적 이해 능력’ ‘창조적 구성 능력’ ‘합리적 평가 능력’ ‘전략적 사고 능력’의 4개 평가 영역별로 15개 문항이다. 구체적인 영역별 특징과 예시문제는 홈페이지(www.toct.org)에 있다.

Q: 평가 방식은.

A: 준거참조평가(절대평가) 방식이다. 총점 500점 만점을 기준으로 9단계의 레벨을 응시자에게 부여한다. 또 4개 평가 영역을 5등급으로 구분한다. 같은 수의 정답을 맞히더라도 더 어려운 문제를 맞힌 사람이 높은 점수를 받는다.

Q: 인증 점수는 어디에 활용할 수 있나.

A: 앞으로 대학과 기업에서 인재 평가 방법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 1회 시험에 이미 240여 개 기업이 관심을 보이며 신입사원 채용에 반영할지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접수 인원의 절반이 고교생인데, 주로 입학사정관제에 관심을 두고 있는 학생들이다.

Q: 향후 운영 계획은.

A: 제1회 시험은 서울·경기·부산·인천·대구·대전·광주 등 전국 7개 지역에서 시행된다. 앞으로 응시지역을 더욱 늘려 연 4회 시험을 실시할 계획이다. 10월부터는 초등 4학년부터 중3 학생까지 응시할 수 있는 주니어 부문도 함께 시행할 예정이다.

도움말=TOCT위원회 주우진 위원장(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문의 02-779-6700